논구술 답안 복원

올해 논술의 주제는 ‘정신적인 성숙의 과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제시문은 모두 소설에서 발췌했더군요. (가)는 박상률의 ‘봄바람’에서 주인공이 도시로 가출하는 내용, (나)는 헬렌켈러 자서전에서 헬렌켈러가 설리번 선생님께 수업을 받는 장면, (다)는 허클베리 핀에서 허클베리가 노예를 구출하겠다는 결심을 한 장면이었습니다. 처음 논제와 제시문을 봤을 땐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소설에서 일반적인 내용을 끌어내기 힘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머릴 싸매고 고민해서 (가)에서는 ‘보다 넓은 세상을 경험’, (나)에서는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음’ (다)에서는 ‘사회의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주체적으로 행동’이란 내용을 끌어냈습니다. (아직까지 제 생각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를 끌어낸 후 각 과정의 의의와 한계점을 서술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에서는 서론에서 썼던 정신적 성숙의 필요성(의미있는 삶과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을 다시 한 번 강조했고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방법을 절충해야 한다고 썼습니다(조금 두루뭉술한 것 같네요;; ). 쓰고 난 후 최종 발표가 나기까지 정말 불안했습니다. 글씨도 엉망이었고, 제 글이 주제에서 벗어나진 않았는지, 예시는 적절했는지 계속 생각나더군요. 그래도 합격이 된 걸 보면 완전히 벗어난 글을 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구술은 세 가지 제시문 중 하나를 선택해서 답하는 것이었습니다. 포퓰리즘, 행복, 농촌사회와 관련된 각각의 제시문이 나왔는데, 저는 포퓰리즘을 선택했습니다. 왠지 다른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제시문에는 세 개의 질문이 딸려있었는데, 1. 포퓰리즘이 민주사회에 미친 영향, 2. 해결방안, 그리고 3. 구체적 예시를 들라는 것이었습니다. 1번에 대해선 시민들의 정치적 각성이라는 긍정적 영향과, 사회의 대립갈등 심화라는 부정적 영향을 들었습니다. 2번에 대해선 민중들의 비판적 사고와 정치인들의 정정당당한 태도, 간접 민주주의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3번에 대해선 2007년의 촛불시위를 들었고요. 교수님들은 심층질문으로 ‘민주주의와 포퓰리즘의 차이는 무엇인가’, ‘시민들의 비판적 사고 함양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물어보셨습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시간을 좀 달라고 부탁하고 생각을 하니 어찌어찌 답변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면접 내내 교수님들과 눈을 맞추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자신감과 열정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거든요.  

논술준비방법

1차 발표 전까지는 논술 준비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능에만 전념하기로 했거든요. 그래도 틈틈이 뉴스나 신문을 보면서 근래의 이슈를 살펴보고 나름대로 제 입장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학원에서 서울대 기출 문제를 6개 정도 풀어 보았습니다. 한 번만 써보는 것이 아니라 샘의 첨삭을 받고 3,4번 반복해서 썼습니다. 팔은 아팠지만 글이 점점 정교해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학원 샘이 매일 사설 하나를 읽고 내용 요약 및 자기 의견 쓰기를 해오라고 숙제를 내셨는데 그것을 꾸준히 했습니다. 이 숙제 덕분에 우리 사회에 관해 다양한 생각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수시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평소 우리 사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간단하게나마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서울대 논술은 2500자의 방대한 분량이므로 그 양을 채울 수 있는 배경지식을 갖춰야합니다. 예시로 써먹을 수 있게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다. ‘난 반드시 붙을거야’라고 매일 자기암시를 하시기 바랍니다. 

명품논술의 좋은 점

1:1로 선생님과 집중적으로 대면첨삭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분명히 알 수 있고, 그것을 고쳐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구술 대비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습할 때 선생님이 까칠하게 심층 질문을 퍼부으셔서 당황스러웠지만 그 덕에 단련이 되어서 실전에서는 편안하게 칠 수 있었지요. 선생님이 워낙 박학다식하셔서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었고요. 수업 중간 중간에 여러 가지 팁도 많이 가르쳐주셔서 도움이 되었습니다.